큰맘 먹고 도배했는데 이게 뭐죠? 새로 한 벽지가 울고, 구석엔 벌써 곰팡이가 보이고, 생각지도 못한 추가 비용까지… ‘그냥 예쁜 벽지 고르면 끝나는 거 아니었어?’라고 생각했다가 뒤통수 맞은 기분, 혹시 경험해 보셨나요? 사실 저도 그랬습니다. 업체 말만 믿고 진행했다가 하자 보수 문제로 몇 주간 골머리를 앓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수많은 인테리어 과정 중에서도 도배는 특히나 아는 만큼 보이고, 모르는 만큼 손해 보기 쉬운 분야입니다. 하지만 오늘 ‘도배 지편전’을 통해 알려드릴 이 3가지만큼은 꼭 기억하세요. 이것만 알아도 최소한 도배 때문에 후회하고 속상할 일은 100% 막을 수 있습니다.
후회 없는 도배를 위한 필수 체크리스트
- 첫째, ‘평수’가 아닌 ‘소요량’ 개념으로 접근하여 정확한 도배 비용을 산출해야 합니다.
- 둘째, 도배의 품질은 벽지가 아닌 ‘밑작업’에서 90% 이상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 셋째, 계약서에 ‘하자 보수(A/S)’와 ‘폐기물 처리’ 관련 내용을 반드시 명시해야 합니다.
‘평당 얼마’의 함정 정확한 도배 견적의 비밀
많은 분들이 도배 견적을 받을 때 “평당 얼마예요?”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이는 업체에게 끌려다니기 가장 좋은 질문입니다. 정확한 도배 비용은 아파트 평수가 아닌, 실제로 벽지가 발리는 면적, 즉 ‘소요량’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같은 32평 아파트라도 구조나 창문 크기에 따라 벽면의 넓이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도배 평수 계산 이제 속지 마세요
정확한 견적을 위해서는 내가 하려는 공간의 벽지 소요량을 직접 계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흔히 ‘도배 평수 계산’은 (가로+세로) x 높이 ÷ 벽지 1롤당 시공 면적으로 계산합니다. 하지만 초보자가 하기엔 복잡하죠. 대신 요즘은 온라인 견적 서비스를 통해 간단히 계산해볼 수 있으니, 시공 업체에 문의하기 전 대략적인 양이라도 파악하고 상담에 임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사용하는 벽지가 폭이 좁은 소폭합지인지, 넓은 광폭합지인지에 따라서도 필요한 롤 수가 달라지므로 이 점도 꼭 체크해야 합니다.
견적서 항목별 완벽 분석
제대로 된 시공 업체라면 아래와 같은 항목으로 상세 견적서를 제공합니다. 각 항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불필요한 비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 항목 | 세부 내용 | 체크포인트 |
|---|---|---|
| 인건비 | 시공에 필요한 도배사의 인원수와 경력에 따른 비용입니다. | 하루에 몇 명의 도배사가 투입되는지, 시공 기간은 며칠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
| 벽지 비용 | 선택한 벽지의 종류(실크벽지, 합지벽지 등)와 수량에 따른 가격입니다. | 벽지 모델명을 정확히 기재하고, 소요량을 명시했는지 확인합니다. |
| 부자재 비용 | 풀, 초배지, 부직포, 실리콘 등 시공에 필요한 재료비입니다. | 어떤 부자재를 사용하는지 (ex. 친환경 풀) 확인하면 좋습니다. |
| 기타 비용 | 기존 벽지 제거 비용, 폐기물 처리 비용, 특수 시공(퍼티 작업 등) 비용입니다. | 견적에 포함된 항목인지, 별도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벽지가 예뻐도 소용없어요 밑작업의 중요성
마음에 쏙 드는 명품 친환경 벽지를 골랐다고 해도, 벽면 상태가 엉망이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도배는 결국 기존 벽면 위에 새로운 옷을 입히는 작업이기 때문에, 밑바탕이 깨끗하고 평평해야 결과물이 완벽하게 나옵니다. 도배의 성패는 바로 이 ‘밑작업’에 달려있습니다.
울퉁불퉁 들뜸 현상의 주범을 잡아라
새로 도배했는데 벽지가 울퉁불퉁하거나 이음새가 벌어지는 벽지 들뜸 현상이 발생했다면 99% 밑작업 문제입니다. 특히 오래된 구축 아파트의 경우, 기존 벽지를 제거했을 때 콘크리트 벽면이 고르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퍼티 작업을 통해 벽면의 구멍이나 균열을 메우고, 샌딩 작업으로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비싼 실크벽지를 발라도 얼마 못 가 하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실크벽지의 핵심 부직포 시공
합지벽지는 기존 벽지 위에 덧바르는 경우가 많지만, 고급스러운 마감을 원해 실크벽지를 선택했다면 ‘부직포 시공’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부직포 시공이란, 벽면에 부직포라는 얇은 천을 먼저 붙여 벽과 벽지 사이에 공간을 띄워주는 기술입니다. 이렇게 하면 벽면이 다소 고르지 않더라도 벽지가 평평하고 매끈하게 보이며, 결로 현상으로 인한 습기가 벽지에 직접 닿는 것을 막아 벽지 곰팡이 방지에도 효과적입니다. 초배지는 벽지의 접착력을 높이고 벽면의 이물질이 배어 나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말은 필요 없다 모든 것은 계약서로
“나중에 문제 생기면 다 해드릴게요.”라는 구두 약속은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인테리어, 특히 도배처럼 사람의 기술이 중요한 시공에서는 반드시 서면으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시공 범위부터 일정, 비용,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하자 보수 책임까지 꼼꼼하게 기록으로 남겨야 예상치 못한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A/S 기간과 범위를 명확하게
계약서에는 하자 보수(A/S) 기간을 최소 1년으로 명시하고, 어떤 경우에 A/S가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시공 후 1년 이내에 발생하는 벽지 찢어짐, 들뜸, 이음새 벌어짐 등 시공상 과실로 인한 하자는 무상으로 보수한다’ 와 같이 명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 전에는 해당 시공 업체의 포트폴리오나 시공 후기를 참고하여 신뢰도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세집 도배나 월세집 도배처럼 간단한 시공이라도 계약서는 꼭 작성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의외의 복병 폐기물 처리 비용과 청소
도배가 끝나면 기존 벽지와 자투리 벽지 등 생각보다 많은 양의 폐기물이 나옵니다. 이 폐기물 처리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으면, 나중에 추가 비용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도배 후 청소 범위도 미리 협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배 풀 자국 제거는 기본이고, 시공을 위해 떼어냈던 콘센트 커버나 조명 재설치 등 마무리 작업의 범위를 어디까지 책임져 주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보통 도배 장판 시공 순서는 몰딩 -> 도배 -> 장판 순으로 진행되니, 전체 리모델링을 계획 중이라면 이 순서도 함께 고려하여 일정을 잡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