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옷을 사면서도 ‘이게 맞는 걸까?’ 환경에 대한 죄책감을 느껴본 적 있나요?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광고를 내면서도 세계 최고의 아웃도어 기업으로 성장하고, 심지어 파도가 좋은 날이면 직원들에게 서핑하러 가라고 말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파타고니아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이런 역설적인 경영이 가능했을까요?
파타고니아처럼 파도 타며 지구를 지키는 비결
-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습니다.
- 사업을 통해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합니다.
- 매출의 1%는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사용합니다(지구세).
첫 번째 방법 최고의 제품, 그리고 최소한의 흔적
파타고니아의 경영 철학 첫 번째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대전제가 붙습니다.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암벽 등반가 시절, 자신이 만든 등반 장비가 바위를 훼손하는 것을 보고 자연에 해를 덜 끼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했습니다. 이러한 신념은 파타고니아의 모든 제품에 깃들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파타고니아는 기능성 원단 개발에 앞장서면서도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합니다. 캐필린(Capilene)과 신칠라(Synchilla) 같은 혁신적인 소재는 뛰어난 기능성과 함께 재활용 소재를 적극 활용하여 만들어집니다. 특히, 1996년부터 모든 면제품에 100% 유기농 목화만을 고집한 결정은 당시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목화 재배에 사용되는 막대한 양의 농약과 화학 물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어려운 길을 택한 것입니다. 이는 파타고니아의 디자인, 생산 원칙이 단순한 품질을 넘어 환경까지 고려하는 책임경영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두 번째 방법 ‘사지 마세요’ 역발상 마케팅
파타고니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Don’t buy this jacket” 광고 캠페인입니다.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맞춰 신제품 재킷 광고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넣은 것은, 무분별한 소비를 줄이고 이미 가진 옷을 오래 입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역설적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원웨어(Worn Wear)’ 프로그램으로 이어집니다. 원웨어는 낡은 옷을 평생 수선해주는 서비스로, 파타고니아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제품까지 무료로 수선해줍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의 수명을 늘리는 것을 넘어, 하나의 옷을 오래 입는 것이 지구를 위한 급진적인 환경 운동이 될 수 있다는 파타고니아의 비전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가치 소비에 대한 메시지는 특히 환경 문제에 민감한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세 번째 방법 매출의 1%를 지구에 바칩니다
파타고니아는 1985년부터 매년 매출의 1%를 지구 환경 보호와 복원을 위해 활동하는 전 세계 풀뿌리 환경운동가 및 단체에 기부해왔습니다. 이익이 아닌 매출의 1%를 기부하는 것은, 회사의 재무 상태와 상관없이 지구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2002년에는 창업자 이본 쉬나드가 직접 나서 다른 기업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비영리 단체 ‘지구를 위한 1%(1% for the Planet)’를 공동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지구세(Earth Tax)’라는 개념으로 불리며, 파타고니아의 사회적 책임(CSR) 경영의 핵심을 이룹니다. 이들은 단순히 돈을 기부하는 것을 넘어, 지역 환경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는 기업이 환경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네 번째 방법 서핑과 함께하는 필환경 라이프스타일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라는 책 제목이자 파타고니아의 유명한 복지 정책은 단순히 직원들에게 휴식을 권장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서핑, 등반과 같은 아웃도어 활동을 통해 직원들이 자연을 직접 사랑하고 경험하게 함으로써, 왜 우리가 지구를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곧 최고의 환경 보호 전략이라는 이본 쉬나드의 경영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서핑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양 쓰레기,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맑은 바다를 가르는 서핑보드 아래로 떠다니는 쓰레기를 보며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서핑 인구가 크게 늘며 양양 죽도 해변, 강릉 금진 해변, 부산 송정 해수욕장, 제주 중문 해수욕장 등 많은 서핑 스팟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웃도어 활동의 확산은 더 많은 사람을 친환경, 즉 필환경 시대로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가치를 담은 대표 제품
파타고니아의 철학은 제품 하나하나에 녹아있습니다. 다음은 그들의 비전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제품들입니다.
제품명 |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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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X 플리스 재킷 (Retro-X Fleece Jacket) |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사용하여 제작되며, 방풍 기능이 뛰어나고 내구성이 강해 오랫동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입니다. |
신칠라 스냅티 풀오버 (Synchilla Snap-T Pullover) | 재활용 폴리에스터 플리스 원단으로 만들어져 가볍고 따뜻하며, 공정무역 인증 공장에서 생산됩니다. |
베기스 쇼츠 (Baggies Shorts) | 속건성이 뛰어난 100% 재활용 나일론으로 만들어졌으며,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합니다. |
블랙홀 더플백 (Black Hole Duffel) |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 립스톱 원단으로 제작되어 내구성이 매우 뛰어나며, 방수 기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